디-스탠스
Di-Stance
김상소, 임윤묵, 장승근
Kim Sangso, Lim Yunmook, Jang Seungkeun
2026 / 02 / 12 - 2026 / 03 / 28
■ 전시 소개
《디-스탠스 Di-Stance》는 파편화된 동시대의 시각 환경에서 ‘무엇을 보았는가’보다 장면과 장면 사이의 ‘간격’이 먼저 감지되는 조건을 회화로 사유하는 전시다. 전시명 ‘Di-Stance’는 Distance를 Di-(간격)와 Stance(태도)로 나누어, 작품이 세계에 놓이는 순간 생겨나는 거리와 그 거리를 다루는 실천이 맞물리는 지점을 전시의 핵심 개념으로 제시한다. 여기서 ‘거리’는 단순한 물리적 간격이 아니라, 작품이 공유의 장에 놓일 때 관계를 성립시키고 의미의 닫힘을 유예하는 운용의 태도다. 공적인 장에 등장한 작품의 의미는 다양한 시선과 오해, 우연한 접속을 경유하며 변주되는데, 본 전시는 이러한 분기가 지속될 수 있도록 작품이 마련하는 거리와 경계의 작동에 주목한다. 그럼으로써 《디-스탠스 Di-Stance》는 회화를 완결된 메시지의 전달이 아니라, 간극의 밀도를 통해 관계를 지속시키는 장치로 제안한다.
김상소 작가는 일상에서 포착한 파편적 장면들을 비스듬히 병치하고 결락을 남겨, 화면이 하나의 서사로 봉합되기보다 여러 갈래의 읽기를 허용하도록 구성해 왔다. 그렇게 배치된 장면들은 ‘연결될 수도 있음’의 상태로 열려 있으며, 무엇이 어떻게 이어지는지의 해명을 유보함으로써 의미가 머무는 경계를 섬세하게 조정한다. 그 결과 그의 화면은 완결된 메시지를 전달하는 대신 관객의 해석을 촉발하는 최소한의 언어로 작동하며, 각기 다른 독해가 교차하는 대화의 장을 형성한다.
임윤묵 작가는 ‘본 것과 와닿은 것’을 그리는 실천을 축적하며, 결론을 앞세우기보다 화면에 남은 인상이 겹치고 누적되는 과정을 작업의 근거로 삼는다. 그는 유사한 순간들을 짝지어 배치해 두 장면이 서로를 비추는 ‘사이’가 드러나도록 하고, 그림이 하나의 의미로 봉합되지 않게 ‘설명되지 않은 간격’을 남겨 관계가 성립하는 거리를 확보한다. 밑칠을 하지 않은 리넨, 기름기를 덜어낸 유화, 반복되는 짧은 붓 터치는 이 간격을 지탱하며, 의미가 성급히 닫히지 않도록 경계의 밀도를 조율한다.
장승근 작가는 주거와 작업이 한 공간에 겹치는 생활 조건에서 비롯된 당혹과 고립을 회피하지 않고, 그 불편함을 감내하는 태도를 회화의 어법으로 번역해 왔다. 방향을 확신하지 못한 채 흔들리는 그리기의 불확실성은 결함이 아니라, 실패와 좌절을 감수하며 작업을 성립시키는 토대로 전환된다. 두꺼운 붓질과 덧그리기, 허술한 윤곽과 잔류하는 터치는 경계를 봉합하기보다 교란해 의미의 닫힘을 유예하고, 작품이 불러오는 오해와 오류, 거리의 위태로움을 견디는 자세를 화면의 형식으로 정련한다.
라흰갤러리는 이와 같은 세 작가의 서로 다른 회화적 운용을 통해, 의미가 한 결론으로 고정되기보다 관계의 긴장 속에서 계속 작동하는 조건을 ‘거리’라는 문제로 정밀하게 드러내고자 한다.
OVERVIEW
전 시 명 《디-스탠스 Di-Stance》
전시 장르 회화
전시 기간 2026년 02월 12일 (목) - 2026년 03월 28일 (토), 입장료 없음.
전시 장소 라흰갤러리_서울시 용산구 한강대로50길 38-7
관람 시간 (화~토요일) 오전 11시~오후 6시 / 일~월 휴무
문 의 02-534-2033 / laheen@naver.com